안녕하세요! 오늘은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대격변 이야기를 들고 왔습니다.
바로 중국 전기차의 유럽 공습인데요. 자동차의 본고장이자 벤츠, BMW, 폭스바겐의 안방인 유럽에서 중국 브랜드들이 무서운 속도로 점유율을 늘리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 중국 자동차의 유럽 판매량이 일본차를 처음으로 추월했다는 소식까지 나왔을 정도인데요.
더 놀라운 건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중국차는 싸니까 팔리겠지"라는 공식이 유럽에서는 절반만 맞다는 사실입니다.
일부 시장에서는 유럽차보다 비싼 가격에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거든요.
오늘은 중국 전기차가 유럽에서 얼마나 크고 있는지, 왜 잘 팔리는지, 그리고 이 격전지에서 우리 현대차와 기아는 어떻게 싸우고 있는지 정리해드리겠습니다.

1. 판매량 100% 넘게 급증, 일본차까지 제쳤다
숫자부터 보면 기세가 실감납니다. 올해 1~5월 유럽 시장에서 BYD는 13만 5천 대 이상을 등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45.2% 늘었고, 체리 계열 브랜드는 12만 2천 대로 316%, 신흥 브랜드 립모터는 4만 3천 대로 무려 552.9% 급증했습니다. 성장률이 세 자릿수를 넘나드는 브랜드가 한둘이 아니라는 겁니다. 이 기세에 힘입어 중국 자동차의 유럽 판매량이 사상 처음으로 일본차를 추월했다는 소식까지 전해졌는데요, 도요타와 혼다가 수십 년간 공들여 쌓아온 유럽 시장 입지를 중국 브랜드들이 불과 몇 년 만에 넘어섰다는 건 상징성이 어마어마한 사건입니다. 전기차 시장만 놓고 보면 중국 브랜드의 점유율이 15%를 돌파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고요. 유럽 소비자 열 명이 전기차를 사면 그중 한 명 이상이 중국차를 고른다는 뜻인데,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유럽 도로에서 중국 승용차를 보기 힘들었다는 걸 떠올리면 그야말로 상전벽해 수준의 변화입니다. 실제로 영국에서 열린 전기차 박람회에서는 BYD의 소형 전기차 부스에 관람객이 몰리는 모습이 외신에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반면 유럽 토종 자동차 산업에는 비상등이 켜졌습니다. 보스턴컨설팅그룹에 따르면 유럽 주요 승용차 공장의 평균 가동률은 약 60%에 그치는데, 이는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는 최저 기준선인 80%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공장을 돌릴수록 손해가 커지는 구조라는 얘기죠. 유럽의 고용과 성장을 떠받쳐온 자동차 산업이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다는 경고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더 무서운 건 중국 업체들이 유럽 '현지 생산'까지 준비하고 있다는 점인데요. BYD는 헝가리 공장을 올해 가동할 예정이고, 튀르키예에도 약 1조 4천억 원을 들여 연간 15만 대 규모의 공장을 짓고 있습니다. 체리는 현지 업체와 손잡고 닛산이 떠난 스페인 바르셀로나 공장을 활용하고, 샤오펑은 오스트리아 위탁생산업체를 통해 SUV를 생산하기로 했습니다. 유럽 안에서 만들면 관세를 우회하면서 운송비까지 아낄 수 있으니, 지금까지의 공세가 예고편에 불과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입니다.
2. 비싼데도 팔린다? 중국차의 진짜 경쟁력
여기서 흥미로운 반전이 하나 있습니다.
흔히 중국차의 무기는 '싼 가격'이라고 생각하잖아요? 그런데 HSBC글로벌리서치 보고서에 따르면 독일 소형차 시장에서 중국 전기차의 평균 가격은 약 3만 3,455유로, 우리 돈으로 5,600만 원대로 유럽 경쟁 모델 평균인 2만 5,545유로보다 오히려 31%나 비쌌습니다. 그런데도 팔린다는 겁니다. 비결이 뭘까요? HSBC는 중국차에는 유럽차에 없는 첨단 사양이 기본으로 들어가 있어서, 소비자 눈에 '비싸도 그 값을 하는 차'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대형 터치 디스플레이, 첨단 운전자 보조 기능, 스마트 커넥티드 서비스 같은 것들이 옵션이 아니라 기본 사양으로 깔려 있으니, 같은 돈이면 더 많은 걸 주는 차로 인식된다는 거죠. 게다가 유럽에서 한동안 주춤했던 테슬라가 모델Y를 앞세워 반등하고, 각국 브랜드가 신차를 쏟아내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이런 성적을 냈다는 점이 더 인상적입니다.
경쟁이 느슨한 틈새를 파고든 게 아니라 정면 승부에서 소비자의 선택을 받고 있다는 뜻이니까요.
이건 우리가 알던 '메이드 인 차이나' 공식이 완전히 뒤집혔다는 뜻입니다. 과거 중국 제품의 공식이 '싼 맛에 쓰는 것'이었다면, 지금 유럽에서 중국 전기차는 '가성비'가 아니라 '가치'로 선택받고 있는 겁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벌어졌던 일이 자동차에서 재현되고 있다고 볼 수도 있는데요,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부품 수가 적고 소프트웨어 비중이 커서 후발주자가 따라잡기 쉬운 구조인데, 중국은 세계 최대 전기차 내수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거치며 배터리부터 소프트웨어까지 실력을 갈고닦았습니다.
그 경쟁에서 살아남은 정예들이 유럽에 상륙한 셈이니 만만할 리가 없죠. 물론 저가 모델로 시장 저변을 넓히는 전략도 병행하고 있어서, 위로는 첨단 사양, 아래로는 초저가라는 양동 작전이 유럽 소비자들을 파고들고 있는 상황입니다. 결국 유럽 브랜드 입장에서는 가격으로도, 기술으로도 어느 한쪽만 방어해서는 막기 어려운 상대를 만난 셈입니다. 소비자 입장에서야 선택지가 늘어 반가운 일이지만, 산업 입장에서는 판이 완전히 새로 짜이는 중이라고 봐야겠죠.
3. 현대차·기아는 어떻게 싸우고 있나
그럼 이 전쟁터에서 우리 기업들은 어떨까요? 성적표는 다소 아쉽습니다.
현대차·기아의 5월 유럽 합산 판매는 8만 6천여 대로 전년 대비 2.4% 줄었고, 합산 점유율도 7.5%로 소폭 하락했습니다.
유럽 전체 시장이 1~5월 기준 4.5% 성장하며 회복세를 보이는 것과 대비되는 흐름이라 더 뼈아픈데요.
다만 그룹 내에서도 희비가 갈립니다. 기아는 1~5월 유럽에서 23만 7천여 대를 팔아 5.1% 성장했고, 특히 전기차 판매 비중이 4월 33.9%, 5월 34.1%로 두 달 연속 30%를 넘기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습니다. 소형 전기 SUV EV3가 1~5월에만 2만 2천 대 넘게 팔리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고, EV4에 유럽 전용 모델 EV2까지 라인업을 촘촘하게 깔면서 중국 공세에 정면으로 맞서는 모습입니다.
반면 현대차는 유럽에서 고전 중입니다.
투싼과 코나가 하이브리드 중심으로 버티고 있고 소형 전기차 인스터(국내명 캐스퍼 일렉트릭)가 연착륙 가능성을 보여준 게 위안거리지만, 전체 판매 감소를 막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그룹 차원에서는 장재훈 부회장이 직접 유럽 주요 거점을 돌며 딜러사들과 만나고 중국 브랜드 대응 전략을 점검하는 등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인데요. 원가 절감에 총력을 기울이며 가격 경쟁력 확보에도 나서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건 이 경쟁이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BYD는 이미 한국 시장에도 진출해 있는데, 7월부터는 국내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빠지면서 한국에서의 가격 경쟁력에 변수가 생겼습니다.
유럽에서 벌어지는 전쟁이 언제든 우리 안방에서도 재현될 수 있다는 얘기죠.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는 BYD 헝가리 공장 가동 이후 유럽 판도가 얼마나 더 흔들리는지, 기아의 전기차 상승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지는지, 그리고 현대차가 반격 카드를 꺼내는지입니다. 자동차 산업은 우리 수출의 기둥 중 하나인 만큼, 이 승부의 결과가 곧 우리 경제와도 직결됩니다.
새로운 소식 나오면 또 정리해드릴게요!
※ 본 포스팅은 2026년 5~7월 언론 보도를 참고해 작성했으며, 판매 실적과 시장 상황은 발표 기관과 집계 기준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특정 종목의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